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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운영과 관련한 컨텐츠를 진행하는 틀을 확정하고 나서, 각각의 운영 요소를 어떤 식으로 구성할지를 기획하고 구현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먼저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신경쓰고 관리해야할 요소에 어떤 것들을 둘 지를 정했다.

선수 능력치

이 시점에서 선수 능력치를 간략화하는 작업을 거쳤다. 전체적으로 게임을 최대한 간단하게, 복잡한 요소를 제거한다고 생각하고 보니 선수 능력치도 여러 가지를 둘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존 선수 능력치는

 

- 판단력 : 선수 AI에 영향을 주는 능력치. 판단력이 높을 수록 뛰어난 플레이

- 정신력 : 멘탈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경기력 유지

- 공격 : 물리 공격력에 영향

- 마법 : 마법 공격력에 영향

- 방어 : 방어력에 영향

- 민첩 : 공격 속도, 스킬 쿨타임, 이동 속도 등에 영향

 

이렇게 6종류였는데, 일단 각 능력치가 어디에 영향을 끼치는지를 게임 내에서 플레이어에게 설명을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플레이어가 게임을 학습하는데 드는 부담을 최대한 줄이고 싶은데, 능력치가 다양하면 각 요소를 파악하고 비교하는 부분에서 훨씬 더 배워야할 게 많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판단력 같은 능력치는 구현도 쉽지 않고 능력치 차이가 어떤 식으로 게임에 영향을 끼치는지 인지하기도 힘들 확률이 높았다. 판단력이 높은데 멍청한 플레이를 했을 경우 플레이어가 더 답답하다고 느낄 가능성이 있었고.

 

비슷하게 정신력 같은 경우도 영향을 인지하기가 힘들고, 공격과 마법의 경우 굳이 물리 마법 공격력을 나눌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나로 합쳤다. 그렇게 하고 보니 그냥 "공격력이 높으면 데미지 or 회복량 수치가 높아진다", "방어력이 높으면 상대로부터 받는 데미지량이 줄어든다/ 더 많이 맞을 수 있다" 라는 아주 직관적인 두 개의 수치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선수 능력치를 공격력과 방어력 두 개로 줄여서 최대한 간단하게 만들었다.

재화

이 단계에서는 돈 / 드라이버 / 메달 이라는 세 개의 재화와 각종 소비, 장비 아이템을 팀을 운영하는 요소로 사용하게끔 기획했었다.

 

- 돈 : 선수를 영입하거나 훈련하거나 아이템을 구매하는데 사용. 경기 진행, 미니게임 등으로 획득 가능

- 드라이버 : 장비를 강화하는데 사용. 특수한 경로로 획득 가능

- 메달 : 새로운 시설을 오픈하거나 업그레이드하는데 사용. 경기 승리, 우승 등을 통해 획득 가능

장비

 

장비는 각 선수 당 하나씩 착용이 가능하고, 이 장비를 상점에서 구매하고 강화하는 등의 기능을 생각했었다. 선수를 성장하는 과정을 RPG에 가까운 방향으로 기획을 한 느낌. 아이템의 경우 이 외에도 경기 종료시 보상으로 소모품을 줘서 소모품을 이용해 선수의 컨디션을 회복시키거나 능력치를 올리는 등의 기능도 있었다. 

 

이런 기반 성장 구조를 기반으로 아마추어 리그 정도를 진행할 수 있는 기틀을 잡은 다음, 여러 번 테스트 플레이를 해보면서 밸런스를 잡고 개선사항을 적용했다. 플레이 테스트를 위한 튜토리얼, 오프닝 등도 추가.

궁극기

그리고 아무래도 기본적인 스킬 + 공격 구도만 가지고는 전투가 좀 지루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서 궁극기 개념을 추가했다. 궁극기 등의 개념이 없는 경우 처음부터 밀리기 시작하면 결과가 거의 확정적이기 때문에, 경기 중반 쯤에 궁극기를 통해 구도가 바뀌는 순간을 줘서 끝까지 흥미를 가지고 전투를 보게 하는 것이 의도였다. 그래서 기존에 만든 챔피언들의 궁극기를 모두 추가하는 작업을 거쳤다.

플레이 테스트

그리고 이런 작업들을 마치고 1~2시간 정도의 플레이는 충분히 우리가 의도한대로 즐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게 마무리를 지은 후, 지인 분들을 불러서 플레이 테스트를 진행했다.

 

플레이 테스트의 경우 게임을 플레이하는걸 방해하지 않으면서 플레이어의 반응이나 어디서 헤매는지 등을 보기 위해 유튜브 비공개 방송 기능을 이용했다.

 

대충 그리자면 이런 구성인데, 사무실이 따로 없고 집에서 개발을 하기 때문에 플레이 테스트도 집에 사람들을 초대해서 진행했었다. 원래 작업실로 사용하는 방을 플레이 테스트용 방으로 두고, 여기 PC에 게임 세팅 및 캠을 두고 유튜브 비공개 방송을 통해 실시간으로 해당 내용을 송출하게 한 다음 안방에서 방송을 켜서 플레이하는걸 볼 수 있는 구성.

 

1차 플레이테스트는 하루동안 한 시간에 2명씩 총 11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이 테스트를 통해 초중반 과정에서 사람들이 어디를 플레이하면서 헤매는지, 어떤 부분을 플레이할 때 흥미로워하는지를 많이 느낄 수 있었고 게임을 개선하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됐다.

 

플레이테스트를 마친 후에는 간단한 설문을 통해 의견을 수집했다. 일부러 평소에 게임 경험이 많지 않거나 eSports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까지 모두 대상으로 해서 플레이테스트를 진행했는데, 덕분에 eSports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인지, 어떤 UI가 헷갈리고 처음에 배우기 어려운지 등을 찾고 개선할 수 있었다. 그리고 참여한 사람들이 전부 밴픽하는 부분이 재밌고 흥미롭다고 얘기해서, 우리가 핵심적으로 생각한 재미를 잘 살리고 여기에 집중하고 있구나 하는 확신도 가질 수 있었고.

 

이렇게 1차 플레이테스트를 마친 이후 사람들이 플레이한 걸 보면서 느낀 점과 설문을 통해 모은 개선 사항을 모두 모아서 어떤 작업을 먼저 진행할지 7~8월 마일스톤을 정했다. 해당 내용은 다음 편에 이어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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